
1. 규제·비규제 지역 가리지 않고 ‘3억 상한선’ 일괄 적용
KB국민은행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이유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최대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반토막 냈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별다른 제한이 없었던 비규제 지역까지 포함해 전 지역에 3억 원의 일괄 상한선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5억 원 이하 주택은 한도가 3억 원 줄어들었고,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주택 역시 기존 4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축소되었다. 다만 생애최초 주담대 등 은행 자체 재원 대출은 한도 제한이 유지되는 반면, 이주비나 중도금,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출 등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2. 구체적 산정 근거와 해제 조건은 ‘대외비’ 일관
은행 측은 가계대출 총량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왜 하필 정부 기준의 절반인 ‘3억 원’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산식이나 목표치, 대출 감소 예상 규모 등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미 연간 목표치의 80%에 육박하는 등 압박이 심한 상황이지만, 국민은행은 한도 정상화(해제)를 위한 정량적 기준이나 규제 적용 기간조차 ‘별도 안내 시까지’로만 명시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부 보안 자료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3. 예고 기간 이틀, 기존 계약자 구제책 없어 대란 예고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치가 매매계약 체결일이 아닌 ‘대출 서류 접수일’을 기준으로 전격 시행되었다는 점이다. 규제 발표 후 시행까지 단 이틀의 유예기간만 주어졌기 때문에, 이미 수억 원의 자금 계획을 세워 둔 계약자라 하더라도 잔금일이 많이 남았거나 기간 내 서류 접수를 하지 못한 경우 한도가 순식간에 잘려 나가게 된다. 실수요자들의 자금줄이 막히며 계약금 날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은행 측의 공식 안내문에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경과조치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4. 정치권도 비판세 가세… 실수요자 보호 조치 촉구
국민은행이 최근 모기지신용보험(MCI·MCG) 가입 제한과 우대금리 축소에 이어 대출 한도까지 무리하게 조이자 정치권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한도 축소 조치가 실수요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지적하며, 향후 대출 규제를 변경할 때는 반드시 사전 예고제와 경과조치를 의무화하고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무주택자는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