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세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만 무려 323억 7,000만 달러(약 48조 3,478억 원)에 달하는 주식 자금이 빠져나가며 사상 최대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전반에 퍼진 인공지능(AI) 분야의 과열 우려와 더불어,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및 자산 재조정(리밸런싱) 물량이 쏟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신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과 채권을 합친 전체 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총 307억 2,000만 달러(약 45조 8,833억 원)의 순유출을 나타냈습니다.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훨씬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주식 시장의 타격이 컸는데, AI 고점론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동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그동안 오른 주식을 처분하려는 포트폴리오 조정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진은 올해 초부터 반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5,000만 달러의 미미한 유출로 시작해 2월(135억 달러), 3월(297억 8,000만 달러), 4월(26억 8,000만 달러), 5월(318억 3,000만 달러)을 거쳐 6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하는 흐름입니다.
반면 채권 시장은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자금이 새로 유입되며 주식 시장의 급격한 이탈세를 일부 방어했습니다. 국고채 만기 도래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한국 국채 비중 확대가 호재로 작용한 덕분입니다. 실제로 WGBI 내 국고채 편입 비중은 지난 4월 0.22%에서 5월 0.46%, 6월 0.67%로 매달 꾸준히 늘고 있으며, 향후 8개월간 이러한 단계적 확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체 증권 자금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2월부터 5달째 순유출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다만 지난달 통합 유출 규모는 지난 3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365억 5,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편, 올해 2분기 국내 은행 간의 외환 거래는 한층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평균 외환거래액은 534억 달러(약 79조 8,436억 원)로, 직전 분기 대비 79억 2,000만 달러가량 증가했습니다. 이는 원·달러 현물환 거래가 전 분기보다 29억 1,000만 달러 늘어난 점이 전체 규모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